머쩍은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이나요? 좌 서이노, 우 '전시 입덕 요정'의 모습입니다. 지난 12월 10일 흐름출판은 북토크를 개최했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독서모임 힛치(hitch)와 함께요! 1부는 독자들과의 만남, 2부는 ‘앙리 마티스’ 전시해설 관람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2부는 무려 작가님이 직접 전시해설을 해주었답니다!
『홀리데이 인 뮤지엄』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이끈 이중섭, 박수근, 이쾌대, 천경자, 나혜석부터 이름도 무수히 들어본 해외 화가클로드 모네, 라울 뒤피, 폴 세잔, 르네 마그리트, 에드가 드가까지 총 10명의 천재 예술가의 생애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더불어 그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화가들의 삶과 연관 지어 둘러보기 좋은 국내 미술관도 10곳을 선정해 추천하죠.
예컨대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린 박수근의 챕터를 읽고 그의 그림을 직접 보고 싶다면 ‘박수근미술관’으로, 남과 북에서 지워져야 했던 비운의 천재 화가 이쾌대를 만나고 싶다면 ‘대구미술관’으로, 바다를 사랑한 화가 라울 뒤피가 궁금하다면 ‘하슬라아트월드’로 안내하는 식입니다.
이처럼 명화와 미술관을 독자들에게 정갈하게 소개하기 위해 편집자로서는 매일이 고군분투였습니다. 구멍이 숭숭 뚫린 벼랑 위 흔들다리를 건너는 느낌이었는데요. 명화 제목을 잘못 기입하다면😱 카피라이트 표기 하나를 자칫 누락해버린다면😖 저작권 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많은 것이 어그러질 상황의 연속이었답니다. 그래서 번아웃... 비슷한 것이 저를 스쳤던 것 같습니다. 세미 번아웃이랄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예상치 못한 곳에서 회복했습니다.
아니 예상을 했어야 맞을까요?(책 만드는 사람이 독자를 직접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당연한데 말이죠.)
“호강한다, 호강해.” 전시해설을 듣던 독자 한 분이 옆에 있던 친구에게 이런 말을 내뱉었습니다. 덧붙인 “덕분에 호강한다.”라는 말을 듣고 저는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번 북토크로 배운 것들도 많았는데요. 저는 북토크 진행이 처음이고 이준 도슨트도 작가로 북토크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설렘 반 걱정 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두 사람의 걱정이 무색하게 청중들은 너그러웠고 많은 눈들은 빛났습니다. 또 힛치와의 협업과 장소 마련, 그 외 홍보를 담당해준 마케터들의 정성과 지지는 정말 튼튼한 뒷배가 되어주었습니다. 더불어 독자에게 들은 간접적인 칭찬은 『홀리데이 인 뮤지엄』을 작업하며 쌓인 피로를 싹-🌟 가시게 해주었답니다.
이날은'각자의 자리에서 열심인 사람들은 이토록 아름답다.'라는 걸 몸소 체험한 하루였습니다. 맑고 진지한 눈으로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청중들의 모습, 포스터를 제작하고 소통을 도맡아 분주하던 마케터들, “역시 본업할 때 빛이 난다.”라는 말을 이끌어내던 한이준 도슨트의 모습은 앞으로 제 편집자 생활에 큰 버팀목이 될 듯합니다.
『홀리데이 인 뮤지엄』의 머리말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인기 많은 카페도 좋고 맛집도 좋지만, 장담컨대 여러 번 전시를 즐기다 보면 정말 뜻밖의 순간에 위로받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정말이지, 뮤지엄에서 위로받은 저였습니다.
저는 이날을 기억하며, 여러분께도 다가오는 연휴에 미술관을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이왕이면 '전시 입덕 요정'이 고른 열 곳의 미술관부터 가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