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2022년에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일명 '중꺾마'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의지를 가지고 나만의 길을 걷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드는 말이었죠. 그런데 2023년에는 이 말이 조금 다르게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으로요.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저는 이 말이 조금 슬펐습니다. 많은 사람의 마음이 이미 꺾여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거든요. 대한민국은 20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하여 우울증 환자가 100만 명에 이르렀으며, 청소년 행복지수는 최하위라고 합니다. 이런 수치를 살핀 후 다시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 표현을 들여다보면, 저뿐만 아니라 여러분들도 저 문장이 주는 슬픔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꺾였는데도 계속할 수 있을까?
꺾였다는 건 지쳤고 상처받았다는 뜻입니다. 즉,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뜻이죠. '힘들면 쉬어', '마음이 먼저지' 등의 위로는 참 흔해요. 하지만 이런 위로를 삶에 적용하기는 힘듭니다. '힘들다고 쉴 수 있나?', '남들 다 하는데', '잠깐 이러다 말겠지' 구시렁거리게 돼요. (저만 그럴 수도...ㅎ)
우리는 이미 꺾였지만, 진작 지쳤지만 계속합니다. 그리고 번아웃 증후군의 깊은 늪=͟͟͞͞(๑º ロ º๑)에 빠집니다. 뭘 해도 재미가 없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져요. 관성처럼 어찌저찌 하고만 있는 단계예요. 문제는 번아웃이 단순히 직장(학교)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무기력감은 바이러스처럼 삶의 곳곳에 번집니다. 퇴근 후에도 손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무기력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즉, "사는 게 노잼"인 단계에 이르고 맙니다.
#꺾인 마음은 회복해야 한다
그러니 꺾인 마음을 꺾인 대로 방치해선 안 돼요. 마음의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 대부분이 상처를 '준' 사람보단, '받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상대방을 배려하느라 무례에도 웃어넘기고, 상황에 따라 양보하느라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고, 분위기를 망칠까 봐 억울한데도 참았던 사람들이요. 참 아이러니하죠?
더는 견딜 수 없을 때, 일상 자체에 어려움이 생길 때 사람들은 정신과나 심리상담소를 찾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수습하려 하면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해요. 그러니 평소에 지속적으로 내 감정이 어떤지,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그리하여 지금의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결국 위기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마음 근육을 길러주거든요.
올 한 해 최선을 다했으나 결국 여기저기 상처입고 말았을 자신을 한번 돌아봐 주세요.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나조차 간과하고 말았던 '나'를 찾아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다짐해 주세요.
"내 마음이 아픈 건 내 잘못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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