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는 한 권의 책을 편집했습니다. 상단에도 있고, 하단에도 있고, 계속 계속 정보가 노출되는, 말 그대로 이 레터 페이지가 존재하는 이유인 책이죠. 바로『한동일의 공부법 수업』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바티칸 로타 로마나 700년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인 한동일 변호사님입니다. 2017년 출간 이후 100쇄를 돌파한 스테디셀러 『라틴어 수업』의 저자이기도 하죠.
한동일 변호사님이 펴낸 이 책 『한동일의 공부법 수업』은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사제가 된 30대, 로마 유학을 지나 바티칸의 변호사가 될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 지금의 삶을 살아오면서 경험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스스로를 공부하는 노동자라 말하는 한동일 변호사님의 치열하고 찬란했던 공부에 대한 일기라고 할까요.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드디어 S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수 있겠구나. 이젠 "왜?"라는 대답 대신 곧바로 책상으로 직행하게 할 수 있겠구나 하고요.
한동일 변호사님이 말하는 '공부'는 앎의 기쁨을 알아가는 겁니다. 공부란 좋은 학교, 좋은 직장,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 탑재해야만 하는 무기가 아닌 것이죠. 만약 공부를 무기로 사용하려고만 한다면 그 공부는 고통스럽기만 할 겁니다. 무기의 본질은 나를 살리는 대신 경쟁자를 상처 입히고 뒤처지게 만드는 데 있으니까요. 1등이 되기 위해서 말이죠.
앎의 기쁨을 마주하기 위한 공부의 경쟁자는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 자신입니다. 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 나가고 지금보다 더 나은 '나', 더 좋은 '나'가 되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것이죠. 진짜 공부의 목표는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1등'이 아닌 'only 1'의 '나'가 되기 위한 것이 바로 공부의 진정한 의미라고, 한동일 변호사님은 저희에게 울림 있는 조언을 건넵니다.
이 책을 펴낸 후 달라진 게 있다면, 저는 더는 S에게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다만 여러 가지의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거기에 최선을 다하라고만 말하죠. 물론 제가 선택했으면 하는 것들을 매번 피해가는 S를 보면 불안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걸 진정으로 즐기며 하는 S를 보고 있으면 저의 조급함이 쓸데없는 것처럼 느껴지죠.
여러분은 지금 어떤 공부를 하고 있습니까?
공부를 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까?
<라틴어 명언 '카르페 디엠(오늘 하루를 즐겨라)'은 내가 나를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일하고 공부한 하루가 주는 즐거움을 맛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