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쓰레기, 어떻게, 버리셨나요????ㅇ.ㅇ????????
🌊 10월 첫째 주 흐름레터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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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를 빤히 들여다보며 독자분들께
"쓰레기 잘 버리셨나요?"ㅇ.ㅇ를 질문하는 일이🐬🍀의 책 이야기,
👻K-호러송 한 곡에 빠져버린 한 편집자 서이노의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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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이 버린 쓰레기는
당신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쓰레기의 세계사: 문명의 거울에서 전 지구적 재앙까지』
로만 쾨스터 지음, 김지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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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마친 한가로운 주말에 저는 일주일 동안 쌓인 쓰레기 분리수거를 했습니다. 특히 플라스틱과 캔 등등은 잘 씻어서 유형별로 분류해 깔끔하게 내버렸습니다. 분리수거장을 떠나면서 생각합니다. 저 모든 쓰레기들은 어디로 갈까요?
잘 버렸기에 잘 처리했다고 생각하며, 쓰레기를 만들어낸 한 주 동안의 부채감을 씻어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쓰레기는 없어진 것이 아니라 잘 밀려나 잘 숨겨진 것입니다.
심각하게 이야기했는데, 얼마 전 출간된 『쓰레기의 세계사』에 이런 우리가 ‘밀어낸’ 쓰레기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인간이 정착지에서 집 밖으로, 도시에서 교외로, 영토 밖으로 밀어내 온 역사를 이야기합니다. 이제 이른바 ‘선진국’은 저개발국가에 쓰레기를 팔고 있습니다('쓰레기 식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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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독일어 원서 제목은 『쓰레기: 인류의 더러운 역사(Müll: Eine schmutzige Geschichte der Menschheit)』입니다. 다른 말 없이 ‘쓰레기’라는 단어를 표제로 대뜸 박아버린 이 책은 ‘우리가 버리고 잊은 것에도 이렇게 방대한 역사가 있다’는 메시지를 군더더기 없이 쫀쫀하게, 그러나 너무 어렵지 않게 설명합니다. 동물과 곤충, 계절이 사라지는 지구에서 증가하는 유일한 것, ‘쓰레기’가 우리 자신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미래에 대해 건조하게 설명하는, 그런 만큼 더 강렬한 효과를 전달하는 ‘쓰레기 책’입니다. “좋은 논픽션은 늘 스릴러보다 흥미롭다. 이 책이 그렇다.”라는 평을 받은 책인 만큼, 다 읽고 나면 묘한 서늘함이 남습니다.
책은 우리가 아는 그 쓰레기통이 발명된 역사, 도시 계획을 추동한 쓰레기, 역사상 최초의 쓰레기 매립지 등등 말 그대로 ‘인류의 더러운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쓰레기가 넘쳐나다 못해 쓰레기로 새로운 지형을 창조하는 지경에 이른 21세기의 쓰레기 문제를 조명합니다.
우리는 쓰레기를 쌓아 올려 ‘쓰레기 산’을 만듭니다. 입지도 않고 버린 옷으로 만들어진 ‘쓰레기 해변’은 우주에서도 관찰될 정도라고 하고요. 바다에 유입된 플라스틱은 태평양 위 거대한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GPGP)을 이뤄 그 크기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쓰레기를 묻고, 태우고, 화학 처리하는 그 어떤 과정도 우리가 내버린 쓰레기를 0으로 만들지 못했고 우리는 빠르게 증식하는 쓰레기에 압도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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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정말 고됐습니다. 저한테는 ‘버텼다’는 기억만이 남은 계절이었고요. 지구 온난화를 넘어 ‘지구 가열화(Earth Heating)’, 기후 변화에서 기후 위기를 넘어서 ‘기후 붕괴’라는 표현이 들려오고 이제 인류세(Anthropocene)를 넘어 ‘쓰레기세(Wasteocene)’라는 단어도 등장했다고 합니다.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지금의 지층을 살펴본다면 온통 플라스틱 조각이 가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후세에 남길 것이 플라스틱 쓰레기라니 놀랍지 않나요…. 오늘 우리는 500ml의 음료수를 마셨고, 이 뒤에 남은 플라스틱 컵은 우리가 죽은 뒤에도 수백 년을 살아 있겠지요.
저자는 건조하게 글을 마무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논의는 필요하다. 우리는 쓰레기가 우리 자신에게, 일상과 삶에 얼마나 깊이 뿌리를 내렸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과거의 방법으로는 오늘날 쓰레기를 감소시킬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이러한 깨달음만으로도 큰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 생각한다.”
『쓰레기의 세계사』를 편집하고 출간하는 중에도 우간다 캄팔라 쓰레기 매립지 붕괴 사고 소식이 들려오고, 또 9월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현실을 마주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졌다면 그것도 아마 우리가 쓰레기를 보이지 않게 밀어냈기 때문일 겁니다. 요즘은 대화 주제에 기후 위기 얘기가 빠지지 않는데요, 그럴 때마다 저는 “그거 『쓰.세』에 나와…” 하면서 ‘쓰레기 책’과, ‘쓰레기 경각심’의 세일즈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씁쓸)
한번 읽어보시기를 강하게(!) 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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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의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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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 알고리즘의 수혜로 안예은 님의 〈창귀〉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풍류대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윤대만 님이 커버한 〈창귀〉를 먼저 접했는데요. 해당 영상을 보고 나니, 원곡자가 부른 원곡의 스타일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렇게 '누가 누가 더 잘했나'를 살펴보았는데요. 마치 〈흑백요리사〉의 눈 가린 백종원이 된 듯 '으엑억' 하였고, 전 그 우열을 가려내지 못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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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귀"
1. (민속) 먹을 것이 있는 곳으로 범을 인도한다는 나쁜 귀신
2. 남을 못된 짓을 하도록 인도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첫째 의미로 쓰인 이 곡의 제목은 그 자체로 호기심과 색다름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윤대만 님의 무대를 들으며 댓글 창을 열었더니 "윤대만의 〈창귀〉는 어스름한 새벽 배고픈 호랑이가 슬금슬금 다가오는 듯하다."라고 써 있더군요. 이 얼마나 적절한 비유였는지 모릅니다.(K-호랑이의 기개와 나를 잡아먹을 듯 천천히 걸어오는 호랑이를 앞에둔 인간의 두려움이 이 곡의 연출과 목소리에 잘 표현되었거든요.)
예전부터 느낀 바지만 우리나라의 난다 긴다 하는 카피라이터들은 모두 댓글 창에 있나 싶었습니다. 그러고 조금 부럽기도 했습니다. 한 곡의 노래를 듣고 이렇게 묘사할 수 있는 능력이요. 한 권의 책을 이렇듯 찰떡같이 소개하고 싶어도 맘처럼 쉽게 되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여튼 곡에 얽힌 감상은 이쯤하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에 머리칼 휘날리며 듣기 딱 좋은 오늘의 출근 곡을 소개하며 이만 마칩니다.
여러분은 어떤 곡이 더 취향이신가요? 윤대만 〈창귀〉 / 안예은 〈창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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