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주 흥미로운 책을 한 권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젊은 뇌신경과학자 에릭 호엘이 쓴 『세계 너머의 세계』라는 책입니다. 에릭 호엘은 2018년에 포브스가 선정하는 주목할 만한 30세 미만의 과학 분야 리더로 뽑힌, 유망한 학자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궁금해하지만, 그 해답을 잘 알 수 없는,
'의식'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의식, 다시 말해 우리의 느낌, 생각, 지각 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여러분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오늘날 의식에 관한 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
내재적 관점은 시선이 우리 내부를 향합니다. 인간의 마음은 끊임없는 내적 흐름으로 요동치며, 생각과 느낌, 기억, 감정, 감각 등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한편, 외재적 관점은 우리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에 시선을 두어 어떤 현상으로부터 그것의 특질과 메커니즘을 파악하고자 하는 관점입니다.
‘의식’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890년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였던 윌리엄 제임스가 《심리학의 원리》라는 책에서 ‘의식의 흐름’이라는 전문용어를 사용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의식에 대한 연구는 스키너라는 심리학자에 의해 크게 확장됩니다.
스키너는 철저히 외재적 관점에서 인간의 마음을 바라본 대표적인 인물이며, 내재적 관점으로 나눈 논의는 과학적이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때문에 이후 한동안 의식 과학은 과학으로서 갖추어야 할 조건을 누락한 유사 과학으로 여겨졌죠.
이런 의식이 과학의 범주로 등장하게 된 것은 의식 과학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크릭과 제럴드 에델만에 의해서였습니다. 두 사람은 의식이 뇌에서 발생한 자연현상이므로 과학의 범위에 속한다고 보았죠.
오늘날의 모든 의식 과학 연구자들은 이 두 사람의 후예들입니다. 에릭 호엘은 의식의 정도를 직접 평가하기 위한 수학적 해석을 개발하는 연구에 집중했던 제럴드 에델만의 연구를 이어 받았죠.
에릭 호엘은 이 책에서 지금까지 인간이 구축한 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의 역사를 기술하고, 오늘날의 신경과학이 어떠한 문제에 직면해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에릭 호엘은 이 책을 통해 과연 의식 연구에서 본질적으로 내재적 관점과 외재적 관점을 통합하는 것이 가능할지, 과학은 궁극적으로 불완전하게 남아 있을지 등에 대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이 책은 의식 연구를 둘러싼 열띤 논쟁의 역사를 톺아보고 싶고, 오늘날 의식 과학의 최전선에서 이루어지는 담론들과 그 한계점을 파악하고 싶은 독자분께 권하고 싶은 매력적인 교양 과학서입니다. 지적인 즐거움으로 가득 채운 책이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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