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루이스 다트넬은 선사시대로 가서, 모르는 이와도 협력하는 우리 종의 초능력을 살펴봤다가,
“호의를 되갚을 확률이 현저히 낮은데 아무 혈연관계도 없는 사람이 왜 당신을 도우려 하겠는가? 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해결책을 제공한 것은 바로 우정의 진화였다.”
농업이라는 최악의 발명과 악성 유행병의 창궐을 살폈다가,
“흑사병 이전의 유럽은 정체된 인구 과잉 대륙이었다. 흑사병이 이 교착 상태를 깨뜨렸다.”
로마노프 왕조를 몰락시키고, 범선 시대의 해상 패권을 쥐락펴락한 DNA 코딩 오류를 다루고,
“해군사학자 크리스토퍼 로이드는 “나폴레옹을 패배시킨 모든 수단 중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레몬주스와 캐러네이드 포였다.”라고 지적했다.”
의식을 지닌 우리가 ‘일부러’ 의식을 망가뜨리는 법을 관찰했다가,
“중국은 기업의 탐욕과 제국주의의 강요로 150년 동안이나 아편 중독 위기를 겪었다. …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아편 유사제를 비의료용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자기 보고한 사람은 약 1000만 명에 이르는데, 이 수치는 실제보다 축소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어떤 컴퓨터 시스템이나 인공 지능보다 월등하지만 동시에 가장 비합리적인 인간의 뇌에 프로그래밍된 인지 편향도 살핍니다.
“많은 인지 편향은 우리 뇌가 연산 능력이 제한된 상태에서 발견법이라 부르는 단순한 경험 법칙을 사용해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시도하다가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 발견법은 빠르고 어려운 질문을 쉬운 질문으로 대체하게 해준다. … 발견법은 대부분의 경우에 효과가 있지만(적어도 우리의 생존을 도운 우리의 진화사에서는 충분히 자주), 어떤 상황에서는 우리가 실수를 저지르게 만든다.”
인간은 ‘알면서도’ 비합리적으로 판단을 내립니다. 말하자면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법을 알면서도 매몰 비용 오류에 빠져 지금 상태를 이어가고, 손해와 오차를 줄이고 편익을 증대하겠다는 이유로 인공 지능에 판단과 행동을 전부 외주화합니다. 우리에게는 자신에게 인지 편향이 있는 줄도 모르는 ‘편향 맹점’이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아주 건조하고도 신랄하게 ‘니선니책(그게 네 선택이면 결과도 네가 책임져야지)’이라고 말합니다.
“인지 편향은 우리의 생물학과 우리가 진화해온 과거의 많은 측면과 함께 인류의 역사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우리가 만들 미래에도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어딘가의 편집자 페이지에 이 책을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한 권으로 읽는 생물학+세계사! 경이롭고 문제적인 인간을 알고 싶다면.” 인간의 진화와, 결함 있는 몸으로 쓰인 세계사를 두루두루, 압축적으로, 속도감 있게 살피는 책입니다. 다양한 역사적 사례와 과학적 팩트가 담겨 있습니다. 다트넬의 책에 대한 세간의 평으로는 『사피엔스』(!)와 『총 균 쇠』(!!)를 읽기 전에 읽으면 두 책의 ‘안내서’가 되고, 그 다음에 읽으면 두 책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 합니다. 올해의 ‘자라나라 지식 지식’을 계획하는 분께 권해드립니다.
인간은 어디까지 갈까요?
인공지능이 그럴 듯하게 늘어놓는 것들을, 멀끔해 보이지만 무너져 가는 것들을 알아볼 수 있는 통찰, 여기에 인간의 희망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추신.
『인간이』 마감을 한 뒤에 트랩을 발견했습니다. 꼭 인쇄 넘기고야 발견하게 된다는 ‘오탈자’라는 악명 높은 그것… 봐도 봐도 박멸되지 않는 그것입니다. 발견해주신 분께는 편집자의 정성스러운 손편지와 함께 이것저것 담아 선물 한 꾸러미를 보내드리겠습니다. :)
그러니까…
현 재 예 판 중 👇👇👇 |